이틀 전쯤이었던 것 같다.
보통 집에선 히댕이나 디냥이가 잘못하면 TV 옆에 두 손 들고 10초간 서 있는 걸로 훈육하는데, 그날은 어떤 일인지 식탁에서 밥을 먹다가 디냥이가 뭔가를 했고 내가 디냥이 이마에 꿀밤을 한 대 때렸다.
당연히 살살 때렸다고 해도 아프니깐 고개를 푹 숙인 디냥이…
지금은 왜 꿀밤을 때렸는지조차 기억나지 않는 걸 보면, 정말 별거 아니었던 게 분명하다.
그런데 이틀이 지나도록 꿀밤의 기억이 사라지지 않는다.
흔히 할 수 있는 정도의 꿀밤이란 생각과 함께 지울 수 없는 찝찝함…
별거도 아닌데 굳이 꿀밤을 줘야 했나? 꿀밤도 체벌인가?
나도 사람인데 울컥해서 했겠지~ 란 생각도 해보고.
웃긴 건 그 내용은 생각도 안 나는 데 말이다.
이런저런 생각을 해봐도 결국은 시간이 흘러서도 기억에 박혀 있다는 건 자신도 그게 좋지 않은 행동이란 걸 알기 때문이 아닐까?
사실 10초 벌서는 거보단, 꿀밤 효과가 더 좋긴 했다. 일단 그날 다시 한번 더 화낸 기억이 없다는 건 동일한 행동을 아이가 하지 않았다는 이야기이니깐. 사실 10초 벌서는 건 그날 2번 벌서는 날도 종종 있었거든… 아니, 변명이다.
예전에 히댕이가 잘못하면 내 기억에 남은 꿀밤 횟수는 한 3번 정도 있다. 즉 최소 3번은 꿀밤을 줬다는 거겠지? 그 이상이었을 수도 있고. 물론 몽둥이를 들고 누가 봐도 체벌이네! 라고 하는 때리는 행위를 한 적은 꿀밤 말고는 기억이 안 나니깐 꿀밤이 더 큰 체벌의 시발점이 되었다 라곤 내 경우엔 할 수 없겠지.
하지만 히댕이때도 했고 디냥이때도 꿀밤을 했다는 것 또한 사실이란 거.
즉, 어느 사이 꿀밤은 내가 할 수 있는 한 수단이 되어 있다는 거.
수단이 되어 있다면 또 할 수 있다는 거.
10초 벌을 서고 나면 매번 아이가 한 행동을 말해주고 다신 하면 안 되지? 라고 물어보는 행위와 안아주는 행동으로 체벌이 매번 끝났는데, 이번 꿀밤은 딱히 그런 행위 없이 안 돼! 라고 경고 후 끝났었다.
아이 역시 고개 숙이는 행동이 마지막이었다.
물론… 아이다 보니, 부모와 자식의 관계이다 보니… 금방 다른 이야기 하고 놀기는 했지만, 그 찰나의 시간 동안의 불편한 감정은 서로 간에 확실히 존재했다. 그리고 괜스레 디냥이 머리만 오가며 쓰다듬고 지나갔다.
음… 주저리를 하고 보니 꿀밤이란 건 말이지 …. 그건 잘못 한 행동이 맞다. 오늘 가서 사과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