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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냥이 일기 – 프랑스에서 태어나야 했는데~

2025.07.21
cate-lifenote

프랑스에서 태어나야 했는데 ~

오늘은 오랜만에 커피 말고 뭔가 다른 게 마시고 싶어서 그런지 평소 가장 좋아하는 밀크티가 생각났다.

점심 먹고 회사 근처 약국에 들릴 일이 있어서 잠깐 들렸다가, 나오면서 카페에 들렀다.

이미 메뉴까지 정하고 온 참이라 빠르게 밀크티를 시키고 두리번거렸는데~

카운터 옆 진열장에 진열된 케이크가 유독 눈에 들어왔다.

오랜만에 먹을까 하고 퇴근 때 잠시 들려서 케이크 조각 2종을 포장했다.

너무나 많은 종류의 케이크에 원래 빵순이인 나 이기에 한참을 골랐다.

예전 같으면 평소 내가 가장 좋아하는 티라미수와 밀크티 쉬폰을 샀겠지만, 아이들이 좋아하지 않을 듯해서..

시그니처이자 가장 무난한 초코 맛 하나랑 상큼해 보이는 귤 맛으로 골랐다.

프랑스에서 태어나야 했는데

집에 와서 케이크를 냉장고에 넣어두고, 기고미 퇴근하길 기다렸다.

기고미 도착 소리에 씻지도 않았는데 케이크부터 꺼내 오기 흐흐~

날 닮아 빵돌이인 디냥이는 케이크를 보며 눈이 왕창 커지더니 포크 달라고 보챘다.

평소 초 부는 거 좋아해서 일부로 2개 챙겨왔는데 이날은 초에 관심 없어 보여서 생략하고 바로 먹기 시작!

처음에 하얀 크림 가득한 상큼한 케이크를 먹은 디냥이~

케이크 위에 하나씩 있는 초콜릿 이름표 데코도 히댕이랑 하나씩 나눠 먹고~

또 귤도 먹고~~

몇 번 먹더니 옆에 초코케이크도 먹고 싶었는지 포크로 초코케이크를 콕콕 누르더니 갑자기 짜증이 터졌다.

왜 왜? 잘 먹다가 갑자기 왜 그러는 겨?

알고 보니, 초코케이크를 먹어야 하는데 자기 포크에 하얀 크림 묻은 게 남아서 그게 싫다는 거였다.

뭔가 검은 걸 먹어야 하는데 하얀 게 남아 있는 게 싫다고?

너, 프랑스에서 태어나야 했는데 …” 라고 나도 말랬다.

그 말을 들었는지 히댕이는 “왜왜~~~?”를 외치며 물어보기를 시전했다.

그래서 예전에 프랑스에서 식사할 때는 식기류를 음식 종류마다 다르게 바꿔가며 썼어. 포크 같은 걸 음식마다 다르게 썼다는 거지. 라고 설명하는데 뭔가 모양 빠지는 느낌?

거기다 당사자인 디냥이는 새로 가져다준 포크로 초코케이크 먹는다고 신나서 내 말엔 관심도 없고 .. ㅠㅡㅠ

이 녀석 누구 닮은 거냐고 투덜거리고~~ 나중에 엄마랑 전화하면서 이날 이야기가 나왔는데~

엄마가 단번에 “너 닮았네~!” 라는 멘트를…

응? 난 그렇게 예민하게 군 적 없다고~~ 라고 반박해 봤지만, 엄마는 “아냐, 네가 얼마나~~~~~”라며 과거 이야기를 줄줄 읊으셨다.

음… 결국 나 닮은 거란다.

예전부터 ‘씨도둑은 못한다’는 말이 있던데, 이런 걸 두고 하는 말인가?

이놈 시키~~ 정말 인정하기 싫지만…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ㅡㅡ;;

그렇게 또 하루가 지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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