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Diary
우리 아파트 동 근처, 계단 몇 개만 내려오면 도착하는 그 돌로 된 초미니 돌계곡(?).
다른 계절에는 물이 흐리지 않는데, 여름에 한정해서 인공적으로 물을 내려 주는 곳이 있다.
인공 시냇물 느낌이라고 보면 될까?
아이들 등·하원 시키면 무조건 지나가게 되는 곳인데, 요즘 등·하원 시키면서 요즘 늘 듣는 같은 말이 있었다.
“엄마 저기 물 있어!” “발 담그면 시원할까?” “우리 저기 들어가도 돼?”
나는 항상 “지나가자~ 저긴 그냥 보기만 하는 곳이야~” 하면서 슬쩍 외면했지만…
그러다가 어느 날, 아이들의 보챔에 조금 지치기도 했고… 하원 길에 마침 주변에 아무도 없고 바람도 살랑 불고~
뭔가 아이들도 가만히 있지 않고 킁킁대며 주변을 도는 게 심상치 않아서 결국,
“그래, 딱 10분만! 호기심만 좀 해결하고 나오자!” 하며 들어가 보기로!
처음엔 그저 돌 몇 개 놓여있고 물이 졸졸 흐르는 그 정도인 줄 알았는데, 히댕이랑 디냥이는 눈이 번쩍!
마치 비밀의 공간이라도 찾은 듯이 돌 틈을 살피고, 발끝으로 조심조심 들어가 보기도 하고…
조약돌 위로 쪼르르 올라가더니 바로 “여기 진짜 시원하다~~!” 환호성 터짐. ㅋㅋ
물 깊이는 발목 살짝 정도라 부담은 없는데, 물이 너무 맑고 차가워서 은근히 힐링 되었다.
바위 사이사이로 흐르는 물살 소리도 귀에 살짝살짝 들려서 진짜 여름 같고. 디냥이는 자꾸만 돌 쓰다듬어 보고~
딱 10분만 하자고 했는데, 어느새 시간은 금방 지났다.
물살도 강하지 않고, 나무 사이라 햇빛도 적당히 들어서 그늘에 앉아 발만 담그고 있어도 뭔가 마음이 차분해지는 느낌.
애들은 계속 새로운 놀이를 만들어가고, 나는 슬쩍 사진 몇 장 찍으며 물 멍 중. 초미니 돌계곡 즐기기 제대로 하고 있었다.
정말 신기한 건, 평소엔 그냥 지나쳤던 그 장소가…
막상 들어가 보니까 아이들에겐 완전 작은 탐험장이었다는 거.
하루 살이 물놀이였지만, 상상력은 이 단지 안 공간을 완전 새 세상으로 바꿔 놨다.
사실. 그곳은 보는 곳이 맞을 듯해서 다신 놀기에 좀 그렇겠지만…
그래도 호기심 하나로 시작된 딱 10분의 짧은 모험은 꼬맹이들의 즐거운 표정들을 선물해 주었다.
아마 이제 지나가면서 볼 때마다 아이들 모습이 떠오르겠지 싶다.
물론, 다음엔 들어가면 안 된다고 싸우는 게 일이 되겠지만… ㅠㅡ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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