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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냥이 일기 – 처음으로 친구 집에 놀러 가기
2025.06.19 / ,

처음으로 친구 집에 놀러 가기

사실 나는 혼자 있는 걸 좋아하는 내향적인 성격이다.

그런 성격 탓에 아이가 생긴 이후에도 아이 친구 부모님들과는 필요한 만큼만, 기본적인 커뮤니케이션만 하는 편이었다.

놀이터에서 마주치면 인사를 나누고 가벼운 대화를 주고받긴 했지만, 따로 집에 놀러 가거나 초대하거나 하는 일은 거의 없었다.

그런데 이번에 우리 디냥이 친구의 부모님이 먼저 권해 주셔서, 아이 둘과 함께 디냥이 친구 집에 방문하게 되었다.

아이로선 처음으로 친구 집에 가는 경험이고, 나 역시 부모로서 처음 해보는 일이라 은근히 긴장되고 신경이 쓰였다.

첫 방문을 앞두고는 마음이 괜히 뒤숭숭했다.

배도 아픈 것 같고, 소화도 잘 안 되는 느낌이고, 괜한 걱정이 하나둘씩 떠올랐다.

또, 선물로 챙기려던 가게가 하필 그날 쉬는 바람에 급하게 다른 곳을 알아보느라 분주하게 움직이기도 했다.

매번 뭔가 더 신경 쓰면 오히려 꼬이더니, 이번에도 역시 작은 해프닝은 피할 수 없었다.

하지만 막상 가 보니, 큰 문제 없이 무사히 잘 놀고 돌아올 수 있었다.

아이들도 즐거워했고, 나 역시 생각보다 편하게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아이 친구 집에 처음 놀러 가기

디냥이 친구네는 우리 첫째 아이와는 나이 차가 좀 있었고, 둘째는 같은 나이였지만 디냥이는 평소 약간 개인주의적인 성향이 있어서 아이들이 잘 어울릴 수 있을지 걱정이 됐다.

혹시나 어색해서 잘 못 놀면 어쩌나 싶었는데, 그런 걱정은 기우에 불과했다. 아이들은 생각보다 훨씬 자연스럽게 잘 어울렸다.


처음에는 함께 장난감을 가지고 놀다가도 어느 순간 각자 자기만의 놀이에 빠지곤 했다.

그 모습을 보며 ‘따로 노는 건가?’ 싶어 괜히 더 주의 깊게 지켜보게 됐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며 알게 된 건, 그게 바로 아이들만의 방식이라는 것이었다.

각자 놀다가 다시 같이 장난감을 만지고 웃고, 또다시 흩어졌다가 다시 모이고… 그 모든 과정이 자연스럽고도 유연했다.

어른들 기준으로 보면 ‘함께 노는 것’과는 조금 다른 모습일 수 있지만, 아이들에게는 그런 방식도 ‘함께 노는 것’이라는 걸 새삼 느끼게 되었다.


아이들이 친구와 노는 모습을 보며 오히려 내가 너무 방어적으로만 생각하고 있었던 건 아닌지 돌아보게 됐다.

혹시 아이가 친구와 어색할까 걱정하고 혹시라도 내가 부모로서 실수하지 않을까? 신경 쓰던 것들이, 결국은 아이의 자연스러운 사회성 발달 과정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지 못했던 내 불안이었는지도 모른다.


이번 첫 방문은 단순히 친구 집에 다녀온 것 이상의 경험이었다.

물론 돌아오자마자 나부터 뻗어버리긴 했지만, 그만큼 긴장하고 신경 썼다는 뜻이겠지. 그래도 부모로서 한 걸음 더 나아간 느낌이 들어 나름 뿌듯했다.


한 가지 단점이 있다면? 함께 갔던 히댕이가 그날 이후로 “나도 친구 집에 가고 싶어!”를 입에 달고 살게 됐다는 것.

흐흐… 아이로서도 정말 즐거운 시간이었나 보다.

그리고 이 글에 살짝 고백하자면…

다음 주에도 또 놀자고 먼저 제안해 주셨을 때, 순간 너무 놀라서 “생각해 볼게요” 라고 얼버무리고 말았다.

거절하려던 건 절대 아니었고요…! 다만 제가 원래 낯가림이 심하고 소극적인 성격이라 그랬던 거예요 ㅠㅠ

그래도 이번 처음으로 친구 집에 놀러 가기 무사 완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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